어쩌다
온전히 날 위한, 나홀로의 하루.
지하철 9:37AM
토르마린(???)이 허리병도 고쳐주고 뱃살도 빼준다네.
나 허리 아픈 거 어찌 아시고.
중간마진 다 빼고 만원에 파신다는데. ㅎㅎ
네 제가 무릎도 그닥.
아쉽지만 짐이 무거워 패스 할게요.
기차역 9:45AM
역에서 울리는 안내방송이 사람을 설레게 하네.
바다로 가면 좋겠지만
공연은 더 좋아
기차안 10:18AM
음악 좋고, 바나나 우유도 있고
왜 꼭 잠은 내리기 1-20분 전에야 드는건지.
대전복합터미널 1:09PM
어쩌다 대전에 버려졌다.
만나기로 한 친구놈이 애때문에 시골을 다녀와야 한다는데
나 때문에 시간 맞추려고 허덕거리는 건 싫으니
패스하자고. 기차시간 바꾸면 된다. 걱정마라 했지만
표가 어딨니. 매진되지 오래거든.
뭘할까. 나,다니엘블레이크..보려다 실패. 또 시간이 애매...
그래서 고른 영화.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어제 예매해 놓은 티켓을 출력하니 딸려온 쪽지.
생일콤보 준다네.
엥? 생일을 언제로 입력해 놓은 거냐?
음 콤보. 혼자와서 팝콘 먹은적 없는데.
그냥 준다는데 안먹을 이유는 없지.
혼자서 낑낑거리며 팝콘 라지사이즈와 콜라 두 잔 ㅋㅋ
좋네. 혼자라 캬라멜 잔뜩 묻은 것만 골라 먹는 재미. 달다.ㅎ
그리고 영화시작. 나도 다른 공간에, 시간에 다녀온 듯 몰입. 재밌다. 나오는 길. 포스터도 나눠준다. 오늘 왜 이래?
How lucky I am
공연장 대기 4:32PM
뒷골목들을 한참 걸어 우송대 근처로 오니 포스터가 보이네? 우앗 떼어가고 싶다.
시간은 한참 남았고. 슬슬 피곤하다. ㅎㅎ
기차역 가는 길 9:15PM
아 너의 이름은 포스터 ㅠㅠ 두고 왔다.
대신 길거리 환느 포스터 떼어왔...ㅋㅋ 개이득.
갈수록 뻔뻔. 길거리 포스터를 떼다니 ㅋㅋ
근데 쬐꼼 창피해서 급히 떼느라 귀퉁이가 찢어졌ㅠㅠ
근데 떼서 들고 오는데 입 찢어짐 ㅋㅋ
집 23:13PM
대전에서 해주신 공연 덕분에
집에서 올 해를 마무리 하는구나.
대전에서 해주신 공연 덕분에
이 늦은 시간에 집밥을 먹고 살이 찌는구나.
병신년엔 즐거웠고
병신년은 즐겁지 않았다
후딱 가라. 꺼져라. 훠이. 물러나라.
잘가라. 2016.
난세에 영웅이 난다 했지.
어두울 수록 빛나는 사람들.
존경하는 사람이 많아진 한 해였다.
나쁜 뉴스들이, 나쁜 사건들이 연일 뉴스를 채우지만
그만큼 빛나던 정의로운 사람들
내년이 기대되는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