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내
어제 광풍처럼 휘몰아치던 식욕은 소강상태.
아침이 지나가면 다시 세차게 불겠지.
울고 났더니 눈이 부었다.
소설읽다가 빵 터져서는.
부은 눈을 하고는 열심히 재료 손질을 한다. (진정 사이코같다)
다시 배 속에 광풍이 불기 전에 잠재워야지.
힘들게 당근 썰다가 오이랑 양파를 써니 요리사라도 된 기분인걸?
국수는 한금 끓여서 나눠놓고, 재료도 2차3차까지 먹겠다며 잔뜩 썰어놓는다. 아침부터 오리고기 굽는 냄새로 꽉 찬 집 안.
츄릅.쫩쫩.츄르릅.촵촵촵.
벌써 빈 대접 ㅋㅋㅋ
오늘 비오는거 아니었나?
빗소리 들으면서 집에서 빈둥거릴려고 했는데, 해가 두둥.
와중에 오이는 맛나네. 와그작와그작.
2차전까지 끝내고, 우유까지 마시고(성장기라 그래 성장기라), 어슬렁 어슬렁 주방에 가서는 양심상 오이만 물고 나왔....
씻기 귀찮은데 어쩔까나
물 끓이는 동안 짧은 영상 하나를 본다.
아 보지 말자. 심장에 좋지 않아.
보니 더 보고 싶잖아. ㅜㅜ
공연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귀찮음을 이겨내고 나왔다.
아 덥다. 하지만 바람이 불어, 아 죽도록 덥다는 못하게 만드는 날씨.
맑지도 먹구름이 끼지도 않은 흐리멍텅한 날씨다.
책을 집어든다.
원래 같으면 신간코너의 일본소설을 볼테지만 패스한다.
요즘같을 때 일본 건 쳐다보기 싫다.
반대편에 있는 책 아무거나 집어들고 자리를 찾아 앉는다.
....아 이 책 뭐라는거니....3페이지쯤 읽고 내려 놓는다.
**그저 사진의 도구만 된 책
옴냠냠.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
오르자, 그러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선 운동, 후 아이스크림을 다짐하며 힘겹게 뒷산 등산.
**너 찍고 났더니 땀이 주르륵.
콩국물을 사고, 아이스크림 가게를 들를까 말까 고민했지만 우글우글 가득한 꼬맹이들 덕분에 포기. 고맙다.
엄마가 또 보냈다는 자두 가지러 언니네를 들른다.
하.하.하. 너무 많자네.
형부 왈. 한달은 먹겠다 처제.
절 너무 모르시네요. 2주면 충분합니다 ㅋㅋㅋ
갑자기 냉장고가 꽉 찼다.
냉동실은 그득해도 냉장실은 텅텅 비었었는데 너무 꽉...ㅋㅋ
**티셔츠에 튀겨가며 후르륵.
엄마에게 징징징.
저녁먹고 쇼파에서 잠들었다가 깨서는 물에 담가두었던 자두를 들고왔다.
물에 넣어두면 벌레나온다길래.
그냥 해본건데, 악...진짜 한마리가 쓱..으악.
엄마에게 폭풍 톡. 이제 자두는 사양한다며. 소름끼쳐서 못먹겠다고. 아냐아냐 칼로 잘라먹어도 마찬가지야. 징그러워. ㅋㅋㅋ
저거 다 어쩌냐구 ㅋㅋㅋ
난 그냥 농약 많이 친거 먹을게 ㅜㅜ
아...육성으로 듣는건 너무 더 끔찍하구나.
쓰파. 나쁜새끼들.
나부터도 입조심, 손조심 하쟀는데, 아 진짜 욕나온다. 눈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