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F 이승환

2020.11.21 이십세기 이.승.환 플러스 강릉

knock knock 2020. 11. 21. 20:39

이리저리 걷다 한참을 카페에 앉아 늘어져있다 왔더니 너무 졸렸다. 공연 중에 조는 건 아니겠지?

이제 마치 자주가는 동네인양 쉽게 찾아지는 공연장에 들어서 열체크, 큐알체크, 화장실, 손소독제 까지 마치고 잠시 대기하고 공연장에 들어간다. 지난 작은 공연장의 여파가 크다. 이정도면 꽤 앞인데 먼 것처럼 느껴지다니 큰일이다.

시작한다. 밴드분들이 나와 아주 너무 잠깐 신났다가 잔잔잔해지고 등장하시는 환느. 이야~지난번보다 목소리가 더 좋다. 내가 문제인가? 아니면 끊임없이 성장하는 사기캐신가?

사실 공연을 핑계삼아 바다를 보고, 걷고 싶었는데 뭐 바다는 봤으나 원하던 곳을 못갔고, 엉뚱한 골목길만 잔뜩 돌아다녀서 참 무의미한 여행이다 싶었는데, 첫 곡을 듣는 순간 아무 상관이 없어졌다. 이거면 되지. 내 여행의 의미.

나 지난번 성남에서 즐거웠다고 생각했는데, 옆 언니 신경쓰느라 덜 즐거웠네. 오늘의 노래가 이렇게 더 좋은 걸 보면 ㅋㅋ 역시 혼자 다닐 팔자인가보오.

즐겁다. 맨날 보는 공연 안지겹냐지만 난 또 즐겁네. 지난 번엔 눈치 채지 못했던 조명 효과 보는 것도 즐겁고( 나비가 팔락거리는 것 같았어), 젊은피 수혈의 효과인지 더 움직임이 많아진 밴드 보는 것도 즐겁고, 오늘도 질문에 토라진 척 하는 환느 보는 건 당연히 즐겁고 ㅋㅋ 근데 진짜 궁금한데. 진짜 누군갈 사귀면 그렇게 되려나? 나도 이 즐거운 공연이 덜 즐거워져 안다니게 되려나? ㅋㅋ 궁금해.

오늘의 늘 오던 그 밥의 그 나물도 있었겠지만, 처음 온 관객도 많은 듯 하다. 첫 곡 중간에 터져나온 박수. 곡의 분위기를 망친다고 싫어할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난 좋더라. 너무 좋아서 터져나오는 박수잖아? 너무 익숙해져 웃음 포인트인 레파토리에 살짝 무덤덤해진 나를 반성한다. 앵콜 외치는 대신 치는 박수는...대체 이 단합력 무엇? 북한이세효? 쫙쫙쫙쫙 잘도 맞아 떨어진다.

크리스마스도 연말도 공연이 없으니 나도 조용한 연말이 되겠구나. 근데 난 쇼파 위에서 따뜻한 담요 덮고, 무릎 위에 과자 한그릇 가득 올리고 웹소설만 읽어도 행복한데. 역시 혼자 살 팔자 ㅋㅋ라 그런건가. 외로움 타시니 부디 떠들석하게라도 보내시길.

**사진 참 못찍는구나. 급히 찍고 박수치느라..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서. 다들 수고 하셨어요. 오늘 공연 참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