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헥헥

knock knock 2023. 5. 10. 13:17

인왕산을 갈까 고민하다 결국 동네 뒷산을 통해 도서관을 가려고 열심히 계단을 오른 후 숨을 고르는데 전화가 왔다.

퇴사 후 한번도 따로 연락한 적 없는 분이다.
잘지내시죠?
네. 잘지내시죠?
아니요. 아닌거 아시잖아요 ㅎㅎ
그래도 결국 더 잘되셨다고 들었어요 ㅎㅎ

후배가 회사를 만든단다. 9월 런칭예정인데 사람을 못구하고 있다고, 본인도 투자할 예정이란다.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어색한 웃음과 거절.
아하하...돈은 필요하지만, 아직 일할 마음이 안드네요.
아하하...아는 분 소개로 가서 민폐끼칠까봐 무서워요.

사실 솔깃했다.
친하게 지내던, 아직도 가끔 보는 녀석이 조인할거란다.
9월이면, 백수된 지 만 2년째가 된다.
요새 여행뽐뿌가 자꾸 와서 돈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어디 갈 돈이 없는게 아니지만, 내 성격상 여유자금이 없으면 불안한 인간이다.

그래도 역시나 아는 사람 소개는...
소개팅을 싫어하는 이유와 같다 ㅋㅋㅋ
욕도 모르는 사람에게 먹는게 낫다.
기대도 없고, 실망도 없을테고.

이렇게 자리를 소개해준다는 건 그래도 진짜 고마웠다. 내가 그리 개차반으로 보이진 않았구나.
다들 속은거다. 연기를 좀 잘하지 내가.
일 잘하는 척하지만, 척인걸 내가 너무 잘 알아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