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자전거로 벛꽃구경 가기
핸드폰을 주머니에 어설프게 넣기
마침 묶여있는 멍뭉이에게 한 눈 팔기
해가 뜨거워 두 손을 놓고 점퍼 지퍼 열기
그 순간 달리는 자전거를 탈출한 핸폰을 땅바닥에 내리 꽂기
시커먼 화면에 기분 잡쳐서 집으로 돌아가기
집 컴퓨터도 말썽이어서 기분 전환겸 티비로 멍때리기
차리리 망할 핸펀 버리고 살까 싶어 핸폰 가게 가기
가게 사람들 점심시간 방해하기
실컷 계약서 쓰고 잠시 되살아 난 화면에 계약포기하기
서비스센터 달려가 결국 액정 바꾸고 결제하기
지하철을 잘못 타 한참 돌아가기
진짜 남은 할 일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고 다 날려버리기
아 목말라 ㅋㅋㅋㅋ
**그나저나 핸드폰이 손에 없으니 절로 주위에 가는 관심.
센터 가는 길 지하철에서 열심히 전화를 돌려 구직활동 하던 그 아이.
똑같은 전화를 수차례 돌리고서야 겨우 긴 통화 한 번.
월급 얼마 원하냐는 질문이었던 것 같은데.
그냥 자기가 일한 만큼 주면 된다.
어느 수준이냐 묻는 것 같은데.
최저시급에 맞춰서 정도만 주시면.
괜히 울컥. 꼭 취직해라.
**미션 컴플릿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며, 시장을 한바퀴 돌아 2000원짜리 엄청 무거운 양배추와 1000원짜리 큰 당근 두개 구입. 기분 백프로 회복.
열심히 채썰어서 마요네즈와 케찹 듬뿍 넣어 치즈 한 장 얹어서 샌드위치. 아 배불러.
ㅡㅡ;;근데 재료 너무 많이 썰었다 ㅋㅋㅋ 저거 다 어쩔.
**비처럼 내리는. 셀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