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하고 두려운 곳
혼자가기 싫어서 굳이 낮시간에 반의 반차를 쓰고 친구와 간다.
제사 지내는 것도 본 적이 없는 나는,
절이란 건 그저 어렸을 적 추석, 설날에 용돈을 받기위한 행동일 뿐인 나는,
절하는 것도 너무 어색하다.
편안히 쉬시고, 제 친구 잘 부탁드려요..라고 속으로 읊조린다.
맘 잘 추스리시라 말끝을 흐리는 나에게
밥 먹고 가라며, 여기 밥 맛있더라며 웃으며 권하는 친구신랑 말에 울컥한다.
가장 많이 힘들 사람이 웃으며 얘기하는 거. 좀 슬프네.
한사코 오지 말라던, 와줘서 고맙다는 친구는,
참 그렇더라. 뭘 굳이 이런걸 챙겨야하나 싶었다고.
근데 그게 또 아니더라. 와주면 고맙더라.
너네도 겪어보면 알게 될거라며. 이 마음을.
우리 앞으로는 이런 자리가 더 많을까 괜히 겁나더라.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참 어려운 자리를 끝내고 나니 큰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애기 때문에 장례식장을 들어오지 못한 친구와 점심을 먹고,
후닥후닥 사무실로 돌아와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퇴근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집에 가서 어제 보다만 웹툰을 볼 생각에 즐거워 하는 내 속을 보자니..참 그렇다.
**소풍이 되어버린 산책길
내 가방에서 나온 김밥과 계란과 빵(왠 가방에 먹을 껄 잔뜩)
지는 노을, 부는 바람, 너의 뉴남친 얘기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일찍 와야했다. 나 웹툰 봐야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