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더라.
집을 나섰는데, 깜짝 놀랄만치 따뜻했다.
집에 가서 옷을 다시 갈아입을까?
아냐 괜찮아. 저녁엔 추울꺼야. 마음을 다독이며 지하철을 탄다.
해가 너무 길어져 공연장으로 가기 낯선 시간이 된 것 같다.
너무 대낮이야. 노란 햇빛과 어스름 어둠이 살짝 내려 앉아야 거리에 숨기 좋은데 환해서 민낯을 드러내는 기분이다.
아직 공연장 오픈 전, 화장실을 다녀오고 잠시 로비에 대기한다.
공연 전 들뜬 사람들 보는 것도 괜찮네.
그런데 봄 기운을 너무 맞았나보다. 봄이 축축 늘어진다.
오늘은 절대적으로 얼빠석자리, 기대를 하고 들어간다.
흠. 어엉? 내 눈을 비벼본다. 읭?
ㅋㅋㅋ 저 저기요. 무대가 어찌 저리 멀리? 돌아오지 못할 강이 ㅋㅋㅋ
아놔. ㅋㅋㅋ 왜 대전자리보다 머냐고요.
이제는 시력이 필요할 때, 건조해서 뻑뻑하고 시린 눈을 쉬어준다.
그렇게 한참, 감았다 뜨니 선명하네. 여전히 머네...ㅋ
환느 등장하시는데...반대쪽에서 나오신다 ㅎㅎ
아주 살짝 비켜간 중앙이라 거울에 비친 환느 얼굴이 정면으로 보이는데...아 시력이 부족해 ㅎ. 분주히 발도 보다가...곧 올리시겠군 바라보는데 엥? 저발은 왜 안올라가? 스텝의 발인가? 거울 지지대인가 ㅋ
자리배치가 지그재그 사이사이로 시야방해가 없어서 전신샷이 보이니 자꾸 발에도 시선이 간다. 절절함의 쓰리콤보, 그 마지막 곡에서 발을 구르시는데 이게 그리 애절할 일이던가. 좋구나.
두번째 곡은 어둠 속에서 잠시 눈을 감고 들으며 한참 감상에 빠지다 뒷 쪽에서 우는 소리에 급 현실 소환. 그래도 노래를 듣다가 눈물이 나는 건 참 좋은 것 같아.
분명 얼빠석인데...무대가 멀어서 그런가 조명이 눈에 자꾸 들어온다.
머리 위에서 출렁대는, 일렁이는 조명.
눈이 머리에도 달리면 징그럽겠지?
환느도 보고 싶고, 조명도 보고 싶어서...휙휙.
대체 몇번째 공연인데도 이러고 있는지 원.
막 달리는 구간에서 강을 건너 프롬프터를 지나 앞으로 나오시니 ...우왁 드뎌 얼빠석 기분이 난다아~~ 근데 여기 왜케 안달려? (앗 발라드라 안달리지?) 요 앞자리는 찍덕들이 많으가? ㅋㅋ
역시 난 조금 뒷자리가 조쿠나. 물론 가까이 오신 환느로 안구정화한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마지막 전에 이 오랜 투어를 함께하는 대단한 밴드에 대해서 얘기해주니 좋더라. 진짜 대단한 분들. 그 가수에 그 밴드라고. 제발 오래 오래 함께하시길.
캬캬 이제 나도 가수님 닮아 베트남가는 날 빼곤 4월까지 매주공연이 ㅋㅋ...이게 사는거지.
**내 카메라 소리에 놀라 후딱 내려버린다.
마이크리스. 이제 너무 당연한 듯 바라보는 내가 안타깝다.
얼마나 대단한건데. 너무 매너리즘에 빠졌어.
**영식님과 상욱님...사..ㄹ..ㅏ..ㅇ..하는 사이인 줄 ㅋㅋ
캬캬 드디어 벗어난 빨간 바지. 블랙은 늘 사랑입니다.
티셔츠 이층 난간에 부딪혀 떨어지니 아쉬워하시는 모습 귀엽.
집으로 가는길. 걸음을 재촉하다 어떤 목청 좋은 분의 얘기에 급 속도를 늦춘다. 입덕계기는 어느 백화점 행사였나보다. 그때는 어떻게 구한 표로 갔다가 들었는데 거의 다 모르는 노래였다고. 그 후에 노래가 좋아서 계속 듣게 되었다시며, 이번 공연에선 70~80% 정도 아는 노래였다고 하셨다. 그러다 목소리가 미성이었던거 같은데 바뀌었다 얘기하다가 콩알만한데 박력있다.....콩알...콩알.,.악 콩알이라니요. 무대를 꽉 채우는 그 모습을 보셔놓고...그런 소리를 하다니요. 우씨 화나는데 웃.....헙...웃지 않으려 이를 입술을 깨물며 지하철로 급히 걸어갔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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