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하고 답답한 공기.
저녁을 먹고는 늘어져있었더니 괜히 체한 기분.
딱히 살 건 없지만 이렇게 라도 운동을 해야지 싶어서,
겨우 몸을 일으키고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로.
터덜터덜
습한 기운에 겨우 다리에만 힘을 주고 천천히
역시나 살 게 없다.
사고 싶은건 많지만 살 수가 없다.
햄도 집었다 놓고, 과자도 보고.
가끔 회의가 든다. 짧은 인생 다욧때문에 괴로워야 하는가. 하고.
물 2리터 한병과 작은 거 두병. 쇼핑 끝.
다시 겨우 팔에 짐을 들 최소한의 힘을 주고 돌아오는 길.
달을 찍다가
그 앞 쪽의 꽃을 찍다가
돌아 골목의 풍경을 찍다가
안되겠다 물만 냉큼 문 앞에 던져놓고는 나왔다.
목적지는 없다.
발이 살짝쿵 아파서 운동 생각도 없다.
그저 골목 골목, 늘 지나다닌 골목을 천천히 걷는다.
**돌아 골목의 풍경
**그 앞 쪽의 꽃
**끝까지 쳐다봐준 고양이
**여러장 찍어 댄 그림자 셀카.
이 세상은 역시 착한 사람은 살기 힘든가보다.
백배,천배 나쁜, 비교조차 아까운 놈들은 잘만 사는데.
신을 믿지 않지만,
이럴 땐 신이 그 세상에 못된 놈들 데려가기 싫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나는 그 정도의 팬은 아니었는데.
가끔 아침엔 방송을 듣다가 참 속시원하게 말씀하시네 정도였는데
어제, 오늘 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뭐가 이렇게 속이 답답한 건지.
떠난 분이 안타까워서, 혹은 남은 분들이 안쓰러워서
아니면 그냥 울 일이 필요하기라도 했던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