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잘 가네

knock knock 2021. 11. 29. 23:04
열심히 시간이 흘러간다.

조카는 토요일에 제대를 했다. 빠르다. 그녀석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그렇게 말한다. 코로나로 면회 한 번 가보지 못하고, 휴가도 딱 2번으로 끝났다. 남은 휴가들을 다 소진한 후 다시 복귀하지 않고 바로 제대를 한다. 추운 강원도의 겨울을 다시 겪지 않고 제대하니 다행이다. 조카 제대로 방 바꾼다고 언니네 집에 끌려가 가구 옮기는 노가다를 했다. 힘들다 찡찡대니 백수가...란다. 아니 백수 서러워서 살겠나. 그래도 백수가 좋아하는 탕슉 사줬으니 일당으로 쳐줄게.

일요일엔 아침부터 청소다. 주말 아침 9시에 청소기 돌리는 거 너무 민폐인 것 같은데 어쩔 수가 없다. 근처 동네 사는, 내년에 다시 이동네로 이사올 녀석이 나랑 동명인 딸이 내년부터 다닐 유치원을 보고 싶단다. 그러니 이번엔 우리집에서 놀잔다. 하.하.하. 한 번 거절했다가, 결국 그냥 오라고 한다. 진짜 물걸레질 잘 안하는데 아침부터 열심히 청소를 했다. 꼬맹이가 낮잠 잘 시간 즈음에 다시 배웅을 하고 돌아와 꿀잠을 잤다.

연속 3일을 밖에 나가려니 피곤하다. 볼 일을 보고 들어오는 길에 언니가 요청했던 떡을 사러 시장을 들른다. 없네. 다른 떡집에서 비스무리 한 것을 사서 들어오는 길, 자꾸 톡이 와서 팔이 아프다. 이제 그만 쉬고 싶은데, 미역국을 해야한다. 급할 것도 없는데 서두르다가 육수도 내지 않고 그냥 끓인다. 괜찮아 고기가 비싼거니까 대충 맛이 나겠지. 혹시 모르니 다시다도 반에 반 스푼 넣고, 육수 내는 자연한알도 두개 넣고 팔팔 끓인다. 그리고 소금 촥촥, 아..과했다. 짜네. 괜찮아 밥 말아먹으라고 해야지. 언니네에 떡과 미역국 배달 마치니 하루가 갔다.

내일은 한발자국도 안나가고 집에서 맛난거 먹어야지. 김치찌개도 해먹고, 배달온 고기도 해먹고, 사놓은 빵도 먹어야지.
어묵탕 해먹으려고 무도 사놨는데, 그건 언제 해먹지? 아이 신나라. 밤은 허기로 힘들다. 빨리 내일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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