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눈 흠뻑

knock knock 2022. 12. 13. 17:07

맞고 들어왔다.

늘어지고 늘어지는 오후, 건성건성 재밌지도 재미없지도 않은 웹툰을 보는데 눈 맞은 사진과 함께 조카에게 톡이 왔다.

오오...창밖을 보니 눈이 온다.
어제도 한발자국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으니 한 번 나가볼까? 내복에 기모츄리닝 바지, 티셔츠에 양털 집업에 패딩까지 단단히 껴입고 나선다. 어디 구르기 좋은 두리뭉술한..

에잇 다 그쳐가네. 그래도 운동겸 동네 동산으로 가본다.
역시 눈오는 날 묘미는 아무도 밟지 않은 곳에 내 발자국 남기기지. 계단에도, 너른 공터에도, 놀이터에도..곳곳에 찍어준다.

올 겨울들어 눈의 흔적만 보거나 창밖으로 내리는 눈만 있었는데, 처음으로 맞는 눈이네.
눈 맞으며 백수라이프의 장점을 체감한다. 언제든 내가 원할 때 나갈 수 있어. 좋다아.

골목을 걷다보니 갑자기 눈이 휘몰아친다. 굵은 함박눈이 아니 싸리눈이 눈속으로 들어온다. 털어도 털어도 금새 옷위에 쌓여버려 산책을 마무리하고 들어왔다.

너네들은 이 추운 겨울에 어디로 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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