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새벽부터

knock knock 2022. 6. 21. 21:37
바쁘게 움직인다.
아직 해가 높이 떠오르지 않아 시원한 아침에 급히 세수하고, 어제 챙겨둔 옷을 주섬주섬 입고 가방을 챙겨 나간다.
기차역으로 가는 차안에서는 신호에 걸릴까 조마조마하다.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역에서 내려 미친듯이 지하철로 뛰어 다행히 목표하던 시간에 도착하니 온몸에서 땀이 스륵스륵 베어나온다. 덥네. 오늘 대전은 35도란다. 뛰다가 언니에게 먼저 가라고 할 뻔(초반 속도는 빨랐으나 내 지구력이 나았ㅋㅋ)...택시가 낫지 않겠냐지만...신호대기 계속 걸리면 더 답이 없다.

수술실 들어가시기 전 잠시 얼굴을 보고, 그 후 5시간의 기다림. 난 어딘가 문제가 있는건지, 아니면 잘될거란 믿음이 있는건지 기다리는 것이 힘들지만 꽤나 잘 떠들면서 기다린다.

비록 비슷한 시간에 들어간 사람들은 대부분 수술중인데, 1시간을 수술준비로 떠서 마취에 문제가 있나 노심초사했고, 아직 수술 중인데 보호자를 왜 찾나 잠시 철렁했지만,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다는 의사의 말에 안도했다.

병실에 한명만 출입 가능해서 졸음에 아픔에 수술실에서 나와 자꾸 눈을 감는 아빠에게 농땡이 치지말고 폐 문제 생기지 않도록 자주 기구 불라고 얘기하며 헤어졌다.

근처 마트에서 과일과 이것저것 사서 병원에 한 번 더 전달하고, 드디어 첫끼를 먹는다. 올갱이국 한사발을 남김 없이 호로록호로록, 시원하다~
이 동네 이마트가 우리 동네 이마트 보다 좋다며 쇼핑 한바퀴 돌고(굳이 여기서 수박도 샀 ㅋㅋ), 커피를 마시며 차끌고 픽업을 오기로 한 조카를 기다린다.

덥기도 더웠고, 이리저리 움직여서 하루 종일 몸안에 머물던 열기는 집에 와서 씻고 티비보며 밥 먹고나니 가라 앉는 것 같다. 이 집 진짜 시원해.

같은 시간에 들어가서 비슷하게 1시간동안 수술준비 였다가 수술 들어간 또 한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준비부터 회복까지 5시간 반 가량 걸린 아빠가 입원실로 갈 때까지 수술중이었다. 잘 끝났으려나. 부디 수술 잘 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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