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등산에도 불구하고 다리 상태는 꽤나 괜찮았다. 혹시나 숙취가 있을까 걱정되어 소주 마시며 물을 많이 들이켜서 그런지 머리도 괜찮다. 다만 피곤하긴 했는지 노곤하달까?
공연 35분전 도착해 잠시 대기하다가 자리를 찾아 들어가니, 생각보다도 시야가 시원하다. 다행히 얼굴 표정도 보이겠다. 취줍한 보람있구만!
잠시 멍때리며 앉아있다가 몸을 일으켜 자리를 찾아온 옆 사람을 비켜주는데 그 손에 들린 것을 보고야 말았다. 어? 휴폭? 휴폭 하나? 헐.
급히 카페를 들어가 본다. 휴폭 하나본데? 어쩌냐며 자책하고 있는데 들어오는 사람들 손에 들린 휴폭이 보인다. 저건 분명히 공산품이다. 단체로 공장 돌린게 틀림 없어보여 티켓들고 나가 두리번거리며 나눠주는 곳을 찾는다. 입구쪽이었어. 들어오면서 왜 못봤니? 아아...휴폭 장인들께 감사드려요. 가슴을 쓸어 내렸다.
공연 시작이 다가오니 슬슬 정신도 깨고 몸도 기운이 난다. 클공 본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쩜 이리 오랫만인 기분인지. 반가워서 좋네 ㅋㅋ
당원바콘을 언제 마지막으로 봤더라? 기억이 안나니 새로워서 좋네 ㅋㅋ
시작부터 빠밤빠바밤 때려주니 아드레날린 수치가 급 상승하고, 노곤한 기분 따위 말끔히 날려버린다.
기존 당원바콘 셋리가 뭐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많은 노래를 해주시니 기쁠 따름이다.
내가 애정하는 최신곡 메들리..생존과 낭만사이, 너만 들음 돼, 나는 다 너야. 우어어 좋다.
꽃?꽃! 꽃이다. 간주에서 팔에 소름 오소소 돋아버린다. 내맘이 안그래는 늘 좋지~~
고래고래~~ 소릴 지르는 클공에 비해 이쁘게 부르는 떼창 듣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뛰고 노래하는 공연이라니 ㅜㅜ 비록 마스크는 쓰고 있어 숨이 차지만(이거슨 체력이 아닌 마스크 탓이라고 우길 수 있어 다행이지 ㅋㅋ), 드디어 제대로 공연 본 기분이다.
가수님이랑 밴드분들 노래 부를 때마다 어찌나 근질거리던지 ㅎㅎ
그런데 못 본 사이 밴드들 노래실력이 확 늘었다. MR이라도 까셨나요? 웃긴 파트였는데 노래를 너무 잘해서 웃다가 감탄하다가~진짜 이 밴드 못잃어. ㅜㅜ 내 흥을 몇배로 끌어올려주네. 간만에 오른쪽 앉았는데 오히려 흥존이 더 잘보이니 좋네 ㅋㅋ 세분다 엄청 잘놀아
코로나 후유증이 있다던 건 거짓말인게 분명하다. 어디서 후유증을 느끼란 말인가? 잘만 부르시잖아. 여전히 노래 잘하고 팔팔하고 귀여우시네 ㅎㅎ
4시간이 길 줄 알았으나 어사그를 부르는 순간이 너무 빨리 찾아왔다. 아직 체력 남았는데요? 더 안뛰나요? 이미 시간당 가성비 좋은 공연임을 알려주셨으나 우리는 실제 시간 말고 체감 시간을 생각해 보아야한다. 1-2시간 한거 같은데, 왜 벌써 끝나나요.
코로나 때 못해서 젤 섭섭했던 어사그 떼창!! 이거 우리꺼야. 역시 우리가 다 같이 해야 맛이 살지. 모두의 떼창 후 환느의 마이크리스 라스트 부분까지 ~ 이거지!
사이드에 앉아서 감상한 휴폭도 좋았고, 가끔 고개를 돌려 한참 신나있는 객석을 보는 것도 좋았다. 관객들 만큼 신나게 놀던 밴드도 좋았고, 노래는 기본 탑재로 이런 저런 하고 나서 후회할 얘기 해주고, 얘기했다고 후회한다고 얘기도 하시고, 자학과 자랑을 반복하며 웃겨주는 환느도 좋았다.
역시 돈을 벌어야 할까?
아...백수 생활 못버리는데..
근근이 살아가는 백수에게 늘 고민을 던지는 공연이네요. ㅋㅋㅋ
**당원바콘 막콘, 엄지 날려드립니다. 최고!!
